MBC드라마 동이 종영(60회)이 아쉬운 이유들
MBC 드라마 동이가 지난 12일 최종회(60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회도 빼놓지 않고 지켜봤던 시청자로서 애정이 있기에 이글을 쓰지 말까 하다가 그래도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써야할 것 같다는 생각에 적어 본다.
분명 동이의 시작은 대작의 그 느낌이었다. 그렇게 기대했던 이유는 대장금을 만들었던 이병훈PD의 작품이기도 했고, 또 초반 극전개가 그런 기대를 한껏 충족시켜주는 것에 반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반부에 들어서 현저히 떨어진 시청률이 대변하듯 평작으로 변해버린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몇 가지만 추려서 되짚어 보고자 한다.
1. 점점 단순해지는 사건전개
막강한 세력을 뒤에 업은 절대강자로서의 장옥정(이소현 분)이 인현왕후(박하선 분)와 동이(한효주 분)를 압박해 나가는 과정과 이에 대항하지만 속 시원하게 사건의 전말을 풀지 못하는 절대약자로서의 동이의 모습...
그리고 숙종(지진희 분)과 동이가 러브라인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 등 복합적 사건전개는 극에 대한 기대감을 한 것 높여갈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그것은 시청자로 하여금 절대약자에 대한 동정과 방영 횟수가 한참을 지나가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사건들에 대한 답답함, 그로인해 앞으로 어떻게 스토리가 진행되어 질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드라마의 몰입도를 키워나갔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러나, 중반이후 그러니까 정확히 따지자면 장희빈의 악행이 밝혀져 중전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인현왕후가 다시 중전의 자리로 복귀한 이후로의 사건전개는 무척이나 단순하게 변해갔다. 더불어 급격한 신분상승으로 권력을 얻은 동이는 벌어지는 사건마다 쉽게 주변상황이 정리되고 결말이 나거나 미리 대비하고 해결하는 등의 엄청난 운과 신기 들린(?) 지혜를 발휘하면서 흥미를 반감시키는 스토리 전개를 한다. 그나마 인현왕후의 죽음과 장옥정의 최후 정도가 드라마의 흥미를 잡아주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결국 후반부 말미에 여우같던 병조판서 문우열이 궁중의 병권을 장악하고 동이를 몰아내기 위해 마지막으로 벌인 계략과 몰락은 방영횟수에 쫓겨 억지스럽게 만들어낸 스토리 전개로 이미 단순한 사건전개로 원성을 사고 있던 드라마 동이를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2. 드라마에 사약 같은 코믹한(?) 조연들
이병훈PD의 전작인 대장금은 열연한 주연들과 더불어 개성있는 코믹연기를 펼친 조연들의 감초 같은 연기도 그 맛을 더 풍요롭게 했었다. 그래서 그런가 전작인 대장금보다 많은 코믹한 조연들을 등장시킴으로서 그 역할에 대한 비중을 상당부분 높이려는 시도를 한다.
그러나, 동이의 조연들은 장학원 콤비를 제외한 조연들의 연기력이 도마에 오르며 철저한 실패를 맛봐야 했다. 오히려 화면에 잡히는 것 마저 거북스러울 정도였다.
그것은 인물에 대한 최소한의 역할 연구를 게을리 한 탓 아니었을까?
그저 하나같이 개성은 없고, 작가가 제공하는 대사에 충실한 바보연기로 인물을 표현하려고 했던 조연들...
감초가 아니라 드라마에 사약 같은 존재들이 되고 말았다.
반전을 통해 웃음을 선사했던 임현식씨의 애드리브가 그리워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3. 그 외 악영향을 주었던 사건들
동이를 이야기하면서 빼놓고 지나가기 어려운 부분은 최철호씨의 폭행과 거짓말 사건이 아닐까 한다.
이 사건은 최철호씨 개인의 사건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그로인해 동이의 스토리가 상당부분 수정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었고, 사실 이때부터 동이의 스토리 전개가 급격하게 빨라지고 단순해진다. 덕분에 시청률도 20%대로 떨어지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또,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았던... 그래서 후반부의 외부촬영 장면에서는 비를 맞아가며 연기를 하는 장면이 너무 자주 눈에 띈다. 옥의 티처럼 말이다.
시간에 쫓기는 상황상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이라고는 하지만 그 시대 귀족들이 비 맞아가면서 외부활동을 했겠는가?
마무리하면서...
분명 대장금을 제작하던 시기와 현재의 드라마 제작환경은 판이하게 다르다.
이미 높아져 버린 시청자의 입맛을 맞추는 것이 더 어렵게 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되었던 대장금과 비교했을 때 드라마 동이는 상당부분 즉흥적으로 제작되어진 듯한 느낌을 져버릴 수 없다. 이는 점점 떨어져 갔던 시청률이 잘 말해 주고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아쉬운 점을 하나 더 덧붙이자면 가뜩이나 망가져가는 드라마... 그 엔딩 곡에 생뚱맞은 트로트를 집어넣어 3류 중국드라마로 전락시킨 일은 개인적으로 실소를 금할 길 없었던 부분이기도 했었다. 오리지날 사운드트랙 발매하려고 억지스럽게 끼워맞춘 것 같다는 생각은 드는데... 쓴웃음이 나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다.
여하튼 MBC 드라마 동이는 그렇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이병훈PD가 연출한 작품이 이렇게 점점 무뎌지는 것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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